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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통 큰 외교 펼치면 리커창은 뒤에 가서 계산

후진타오·원자바오 투톱 체제 땐 해외 행사·방문지 조율해서 나눠 리커창 중국 총리가 오는 18일부터 브라질.콜롬비아 등 남미 4개국 순방에 나선다고 중국 외교부가 발표했다. 앞서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7월 브라질을 방문해 250억 달러 규모의 투자기금을 약속한 바 있다. 흔히 미국의 안방으로 인식되고 있는 중남미에 중국이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시진핑 체제 이후 나타난 중국 외교의 새로운 패턴이 보인다. 리 총리는 이번 방문길에서 지난해 시 주석이 한 약속을 재확인하고 이를 구체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지난해 방문 때 중남미 인프라 투자기금 설치와 함께 남미대륙횡단철도 건설을 공동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대한 후속 작업을 리 총리가 맡게 되는 셈이다. 시 주석이 먼저 가 큰 그림을 그리고 난 뒤 리 총리가 뒤따라가 이를 다지는 패턴은 다른 지역에서도 몇 차례 반복됐다. 지난해 3월 시 주석이 먼저 독일에 가 '전방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합의한 뒤 7개월 만에 다시 리 총리가 찾아가 투자협정 체결 등 세부 사항을 마무리지었다. 최근 중국이 큰 공을 들이고 있는 카자흐스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시 주석은 2013년 9월 카자흐스탄에서 신 실크로드 구상을 먼저 발표하면서 통 큰 협력을 다짐했다. 리 총리는 지난해 12월 인프라와 에너지 등 이를 구체화한 경제협력 방안에 서명했다. 시 주석과 리 총리의 절묘한 역할 분담으로 성과를 거둔 것으로도 볼 수 있지만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시 주석이 접대하면 결제는 리 총리의 몫이란 얘기가 중국 관리들 사이에 돌고 있다"고 전한 게 그 예다.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400억 달러 규모의 실크로드 기금을 창립한다고 발표하는 등 시 주석이 외교 무대에서 '큰 손'을 과시하고 나면 대규모 재정 부담을 안고 해결하는 건 리 총리가 이끄는 국무원의 몫으로 남는다는 얘기다. 이 소식통은 "시 주석의 권력이 너무 세다 보니 리 총리는 실무형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양상은 전임 후진타오 체제 때와는 사뭇 다르다. 당시 후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간에 해외 방문 행선지와 다자회의 참가를 놓고 상호 조율이 있었다. 미국과 같은 중요 국가는 예외로 하더라도 아프리카.동남아 등의 국가는 후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권력 서열 2위였던 우방궈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이 방문 지역을 나눠 돌았다. 주요 공관장들을 불러들인 가운데 수년에 한 차례 열리는 중국 외교의 가장 중요한 행사인 외사공작회의의 진행 모습만 봐도 차이가 있다. 지난해 11월의 외사공작회의에선 시 주석이 연설을 하고 리 총리는 별도의 연설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2006년 8월에 열린 같은 회의에서는 후 주석과 원 총리가 모두 연설을 했다. 이런 현상은 외교 분야에서 리 총리가 차지하는 위상이 전임자인 원 전 총리보다 떨어진다는 방증이다. 시진핑 시대의 특징인 1인 권력 집중 현상이 외교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중국은 이미 남미지역에서 일대일로와 유사한 정책을 시행 중이며 이로 인해 미국의 남미 정책이 엄중한 도전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2일 보도했다. 칭화-카네기 글로벌정책센터 천마오슈 연구원은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학술 세미나에서 "일대일로에는 남미 지역이 포함돼 있지 않지만 중국은 에너지와 기초시설 부문에서 이미 역내에 융자와 투자를 하는 등 일대일로와 매우 유사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2015-05-12

남의 칼로 적 공격 … 미국 압박하는 시진핑 병법

중국 고전을 자주 활용하는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 주석이 고대 병법대로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를 미.중 양극 체제로 바꾸기 위해서다. 시 주석의 고전 사랑은 인민일보가 지난달 시 주석이 인용한 297개 고전 문구를 모아 '시진핑 고전 인용(習近平用典)'이라는 책을 냈을 정도로 유명하다.  중국이 미국의 우방인 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에 경제적 수혜를 앞세워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을 유도한 것은 상대 분열을 꾀하고 적으로 적을 제압하는 '이이제이(以夷制夷)' 전술과 흡사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에 대해 "서구 국가의 참여를 막아온 미국에는 타격이고 우방 간 균열"이라고 보도했다. 류젠차오(劉建超) 부장조리(차관보급)가 16일 한국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중국 측 관심과 우려를 중시해 달라"고 발언한 것은 남의 칼로 적을 공격하는 '차도살인(借刀殺人)' 전술을 닮았다.  중국이 17일 미 전역에 닿을 수 있는 사거리 1만1200㎞에 달하는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31B' 발사 실험을 마치고 곧 실전 배치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성동격서(聲東擊西)' 전술과 유사하다.  시 주석이 17일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만나 양국의 평화와 글로벌 의제 설정, 양국이 윈-윈하는 신형대국관계 구축을 강조한 것은 '칼(미국과 대결)'과 '웃음(평화)'을 동시에 구사하는 '소리장도(笑裏藏刀)' 이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2015-03-19

이부진 '시진핑 개혁모델' 중국기업 이사 됐다

이부진(45) 호텔신라 사장이 자산 750조원대 중국 최대 국영기업인 ‘시틱그룹(中信集團·CITIC)’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시틱그룹은 시진핑(習近平·62) 중국 국가주석의 ‘개혁모델’로 꼽히는 국가 소유 회사다.  8일 호텔신라에 따르면 이 사장은 지난해 12월 19일자로 시틱그룹 사외이사로 등재됐다. 시틱그룹은 이날 장첸밍(57) 회장 명의로 된 공시를 통해 “이부진 호텔신라 CEO를 독립사외이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시틱그룹은 이 사장에 대해 “제일모직 경영전략담당 사장과 삼성물산의 상사부문 고문을 겸하고 있으며 호텔신라와 제일모직, 삼성물산은 모두 삼성의 계열사”라고 소개했다. 이 사장은 시틱그룹 사외이사 활동으로 연간 약 4970만원(35만 홍콩달러)의 보수를 받게 될 예정이다.  재계는 이 사장의 시틱그룹 사외이사 선임을 크게 반겼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이 사장의 사외이사 등재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이슈를 넘어 한·중 ‘민간외교’와 ‘기업협력’의 물꼬를 텄다고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시틱그룹이 갖고 있는 상징성 때문이다.  중국은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정책에 따라 1979년 시틱그룹을 설립했다. 중국에 설립된 최초의 투자회사로 은행과 보험, 에너지와 건설사업까지 발판을 넓혔다. 지난 2008년 ‘새둥지’란 이름으로 불렸던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도 시틱그룹의 작품이다. 시틱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미국 5위 투자은행이었던 베어스턴스에 1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정도로 글로벌 투자 시장의 큰손으로 꼽힌다.  시 주석은 지난해 8월 국영기업 개혁의 일환으로 자회사가 370억 달러(약 37조8400억원)에 모회사를 합병하는 형태로 시틱그룹을 홍콩증시에 상장시켰다. 2013년 기준 시틱그룹 총자산은 752조7900억원에 달한다. 한국 재계 서열 1위인 삼성그룹(558조원)을 뛰어넘는 자산 규모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사외이사 선임은 삼성에 대한 시진핑 주석의 애정과 신뢰의 상징으로 봐야 한다”며 “세계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이 경쟁관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최대 기업의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은 전략적 제휴와 같은 상호협력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풀이했다. 시 주석과 삼성가(家)의 인연은 10여 년 전으로 올라간다.  시 주석은 저장성 당서기 시절인 2005년 투자유치를 위해 사절단을 이끌고 한국을 찾았다. 당시 호텔신라에 머물며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찾기도 했다. 이 사장은 연세대 아동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호텔신라 기획부 부장으로 입사, 경영수업을 받고 있었다. 부친인 이건희(73) 삼성전자 회장이 무라타제작소·TDK와 같은 일본 회사 오너들과 ‘이건희와 일본 친구들(LJF)’이라는 모임을 통해 글로벌 인맥을 쌓고 시야를 넓혔던 것을 지켜봤던 이 사장은 시 주석 일행이 지난해 호텔신라를 다시 찾자 일행을 챙기는 등 정성을 들였다. “시 주석 최대 수혜 기업이 호텔신라”란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47)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3년 아시아 경제포럼인 ‘보아오포럼’ 이사직에 오르면서 시 주석 면담을 늘려 갔다. 지난해엔 자신의 모교인 서울대에서 시 주석이 강연을 하게 되자 직접 안내를 맡기도 했다.  호텔신라 측은 “시틱그룹 쪽에서 요청이 와서 이 사장이 수락한 것”이라며 “국제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삼성의 브랜드와 한국의 대표 호텔의 경영자라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을 새로운 수요 창출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시장’으로 보기 때문이다. 2011년 호텔신라 대표이사직에 오른 이 사장은 면세점 사업에 공을 들여 왔다. 첫해 경영성적표는 1조7643억원에서 2012년 2조1897억원, 이듬해 2조2750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한류(韓流)붐을 타고 수익을 높이기 위해선 해외시장 진출이 필요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10월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11월 마카오 국제공항 면세점을 잇따라 오픈하는 등 중국계 고객을 타깃으로 한 해외 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호텔신라는 면세점 매출 의존도를 줄여 나가기 위해 중국 등 해외 비즈니스 호텔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면세점이든 호텔이든 중국 시장에 대해 기대가 매우 크고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가가 특히 중요하다”며 “중국 대표기업의 사외이사란 점이 친근감이나 신뢰도 면에서 장기적인 중국 사업에 긍정적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아·김현예 기자 ◆시틱그룹(中信集團·CITIC)=1979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의 일환으로 설립된 중국 최초의 투자 국유기업. 시틱증권을 비롯해 은행과 보험 등 금융사업과 건설, 에너지 분야에서 44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2013년 기준 자산은 약 752조원.

2015-01-11

'호랑이'는 잡았지만 권력 투쟁 가능성…시진핑 딜레마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 서기가 부패 등 7개 혐의로 당적 박탈과 함께 사법기관으로 이송되면서 시진핑 국가 주석 앞에는 3가지 난제가 생겼다. 부패 척결에 새로운 동력을 얻고 1인 권력체제를 더 강화하기 위해 꼭 넘어야 할 산이다. 첫째 부패척결에 대한 내성이다. 2012년 말 시 주석 중심의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부패로 처벌된 공직자만 7만4000여 명. 여기에는 장.차관 급인 호랑이(고위직 부패 공직자)만 54명이다. 그러나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가 처벌되고 저우의 기소가 확정되면서 중국인들은 파리(하위직 부패 공직자)보다 호랑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더구나 시 주석이 지난달 28일 열린 외사공작회의(국가외교안보회의)에서 험담에 가까울 정도로 강도 높게 공직 부패를 비판하면서 추가 호랑이 사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홍콩 중국통신사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시 주석의 발언이 워낙 강해 오금이 저릴 정도였고 저우 보다 높은 호랑이도 잡을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벌써부터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심복이던 링지화 통일전선공작부장을 비롯해 저우의 아들 저우빈과 관련된 장쩌민 전 주석과 그의 큰아들 장몐헝, 가족 재산이 최소 27억 달러에 달한다는 원자바오 전 총리, 저우를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추천하고 서로 협력 관계를 유지한 쩡칭훙 전 국가 부주석에게 중국인들의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특히 서민 총리로 알려진 원 총리는 2012년 10월 "당의 부패 조사 기구에 재산 조사를 의뢰하고 조사 결과 어떤 부패라도 드러나면 법에 따른 처벌도 받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까지 그 결과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들을 조사하면 민심은 얻겠지만 권력 투쟁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있어 시 주석에겐 쉽지 않은 일이다. 둘째는 저우의 정변 의혹이다. 저우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수 차례 시 주석 체제를 와해하거나 시 주석을 암살하기 위한 정변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봄에는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쉬차이허우 전 군사위 부주석, 보 전 서기, 링 부장 등과 함께 병력 동원까지 시도했다 실패한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저우의 기소 과정에서 정변 혐의를 추가할 경우 중국 스스로 중국 통치체제의 후진성을 알리고 저우가 권력 투쟁의 희생양으로 오해 받을 우려가 있다. 그렇다고 덮고 가면 '법치'라는 시진핑의 통치 철학이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셋째는 시 주석의 지나친 인기다. 인민일보는 7일 저우 처리와 관련 "인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당원 간부와 군중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상하이시와 장시성.톈진시.닝샤 후이족자치구 등 지방 정부와 중국 교통운수부도 잇따라 저우의 처벌 결정에 지지를 보내며 시 주석에 충성을 맹세했다. 인터넷에서 시 주석의 인기는 '열애' 수준이다. 7, 8일 신랑과 텅쉰 등 포털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는 시 주석을 찬양하는 글 수만 건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시 주석을 '위대한 시왕'이라고 불렀다. 이 때문에 현재 시 주석의 인기는 마오쩌둥에 버금가는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중국 당장(당헌)은 1982년부터 개인 숭배를 엄격히 금하고 있다. 문혁 당시 마오에 대한 개인 숭배가 광적인 살상과 파괴 행위로 이어졌던 역사적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시 주석의 인기가 개인 숭배 수준으로 올라가면 당 내외 반대 세력에 공격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최형규 기자

2014-12-08

미소 짓던 시진핑, 홍콩 문제 꺼내자 "내정간섭 말라"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서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인권과 민주화.신형대국관계 등 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사사건건 이견만 노출했던 이전과 달라 협력의 계기가 될지 관심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1일 밤에 이어 1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과 다양한 국제현안을 논의했다.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의 핵 개발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고 한반도 비핵화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도 ▶한반도 비핵화 ▶평화 안정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등 중국의 대한반도 3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조속한 6자회담 재개로 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 문제는 구체적 합의까지 도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25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26~28% 낮추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2020년까지 17%를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시 주석도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2030년을 최고치로 하고 더 이상 이산화탄소 배출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30년 이전에 목표를 달성하도록 노력하고 화석 연료가 아닌 친환경 에너지 비율을 지난해 10%에서 2030년 20%로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중국과 미국의 탄소 배출량은 각각 전세계의 29%와 15%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탄소 배출 감축에 합의함에 따라 2015년 프랑스에서 열릴 유엔(UN) 파리기후변화협약회의에서도 실효성 있는 국제사회의 합의안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정보기술(IT) 제품에 대한 관세 철폐를 규정한 정보기술협정(ITA) 확대에도 양국 정상은 합의했다. 이 협정안이 타결되면 양국 의료장비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반도체 등 첨단 IT제품에 대한 관세가 크게 낮아지거나 없어진다. 그러나 인권과 민주.신형대국관계 등 문제는 여전히 이견이 컸다. 오바마 대통령은 홍콩 민주화 시위를 언급하며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돼야 한다"고 압박했다. 시 주석은 이를 "내정간섭"이라 지적하고 "위법 행위는 법에 따라 처리해 홍콩 안정을 수호하겠다"며 받아쳤다. 인권 문제에 대해 시 주석은 "엄청난 진전을 이뤘지만 개선의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고 인정하면서 "중국은 평등과 상호존중에 근거해 미국과 (인권문제에 대해)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신형 대국관계는 더 이상 개념만으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미국의 수용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평화로운 부상이 미국 국익에 부합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최형규 기자

2014-11-12

시진핑 미소 한 번 없이 … 아베와 25분간 두 마디씩 대화

만나기는 했지만 양국 정상에 웃음은커녕 미소도 없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0일 오전 11시50분부터 약 25분간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첫 정상회담을 했다. 일 총리와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은 2011년 12월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이후 약 3년 만이다. 하지만 격식이나 내용 면에서 한 시간 전 열린 한·중 정상회담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먼저 시 주석은 아베 총리보다 늦게 나타났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주인인 시 주석이 손님을 먼저 와 기다리게 한 것이다. 아베는 선 채로 10여 초 동안 머쓱하게 기다려야만 했다. 뒤늦게 나타난 시 주석은 아베 총리가 내민 손을 잡기는 했지만 화가 난 듯 시종 굳은 표정이었다. 아베 총리가 악수한 채 뭔가 인사말을 건넸고, 옆에 있던 통역사가 옮기려 했지만 시 주석은 고개를 홱 돌려 사진 촬영에 응했다. 민망해진 아베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이후 언론에 공개된 장면 중 두 사람은 한 번도 시선을 마주치지 않았다. 시 주석이 마지 못해 아베 총리를 만난다는 것을 대놓고 드러내는 듯했다. 마치 지난 3월 헤이그 한·미·일 정상회담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회담 장소도 의외였다. 인민대회당이란 격식을 갖추긴 했지만 중·일 회담은 간담회와 같았다. 통상적으로 공식 정상회담의 경우 양측이 양국 국기가 놓인 테이블을 두고 일렬로 마주 앉아 진행한다. 보통 탁자에는 꽃과 참석자 명찰이 놓인다. 그러나 이날 중·일 정상회담은 탁자 없이 말굽 모양으로 배치된 소파에 앉은 채 진행됐다. 일본 측 배석자도 3명으로 제한됐다. 국기도 따로 없었다. 격의 없는 접견이나 면담에 쓰이는 방식이다. 시 주석이 먼저 기다리며 박 대통령을 환하게 웃으며 맞이했고, 탁자를 사이에 두고 양측 참석자가 마주 보며 진행된 한·중 정상회담과는 대조적이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대내외적으로 ‘공식 정상회담은 아니다’란 인상을 주기 위해 의도적 연출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APEC 주최국이라 만나주기는 하지만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는 적극 나설 뜻이 없음을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중국 정부는 회담 후 홈페이지에 올린 발표문에서 “일본 측 요청에 의해 성사된 만남”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본 회담에서도 양측은 지난 7일 발표한 ‘중·일 간 4개 합의문’을 확인하는 정도로 두 마디씩 주고받은 채 끝났다고 한다. 시 주석은 “최근 2년간 중·일 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시비곡직(是非曲直)’은 명확하다”며 일본의 역사인식을 겨냥했다. 나아가 “역사 문제는 13억 중국 인민의 감정 문제다. 일본이 양국 간 합의한 정치 문건과 무라야마(村山) 담화 등 역대 정부가 밝힌 약속을 준수할 때만 비로소 우호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야스쿠니란 단어를 꺼내지 않았지만 ‘정치적 곤란을 극복하기로 약간의 인식 일치를 봤다’는 합의문에 아베의 야스쿠니 참배 중단 의미가 담겨 있음을 못박은 셈이다. 아베 총리는 “일본은 적극적 평화주의 아래서 역대 일 정부가 역사 문제에 관해 밝힌 ‘인식’을 지속적으로 견지할 것”이라며 “4개 항의 공동 인식을 실현하고 관련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아베 총리는 회담 후 “일·중 관계 개선을 위한 첫걸음이 됐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회담에 동석한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부 장관은 시 주석의 ‘굳은 표정’에 대한 질문이 잇따르자 “시 주석이 매우 자연스럽게 대응한 것으로 본다. 아베 총리가 ‘(지난달 도쿄에서) 중국 상하이 극단의 발레 공연 ‘따오기’를 관람했다’고 말하자 동조하듯 깊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반박했다. 도쿄·베이징=김현기·예영준 특파원

2014-11-10

시진핑, 사법·공안까지 손안에

중국이 23일 끝난 공산당 제18기 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법에 따른 재판권과 검찰권 독립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신화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4중전회에서 채택된 '전면 법치에 대한 당 중앙 중대 문제 결정'은 앞으로 공정한 재판권(법원)과 검찰권을 보장하고 고위 간부들의 사법 활동 간섭을 차단하기로 했다. 그러나 사법권 독립은 공산당 일당 통치와 중국식 사회주의 체제의 법률 범위 내에서 제도화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어 서구식 사법권 독립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방 정부의 경우 당 서기 산하에 있는 사법권은 독립돼 지방 행정에 대한 감독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사법 종사자들의 직무와 권한을 보장하되 각 사건에 대한 책임제를 통해 부패를 막기로 했다. 최고 인민법원은 행정구역에 구애받지 않고 재판을 하는 순회 법정 제도를 도입 하기로 했다. 정부의 권한.절차 를 법제화하고, 주요 정책에 대해서는 합법적 심사제와 종신 책임 추궁제를 신설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한편, 중국의 공안.검찰.법원.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중앙정법위원회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직속으로 재편됐다. 신경보는 이날 내부인사를 인용해 "(시진핑) 총서기는 (중앙정법위로부터) 종합보고를 직접 청취하고 있다"며 "실제 정법위 업무는 더욱 강화됐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체제가 들어서면서 중앙정법위 서기에 상무위원보다 한 직급 낮은 멍젠주 정치국위원이 임명됐지만 주석 '직할 체제'로 편입되면서 도리어 권한은 강화됐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1월 열린 중앙정법공작회의에 시 주석이 참가한 데서 확인됐다. 시진핑 1인 지배체제가 당.정.군을 넘어 사법.공안 영역으로 확대됐다는 의미다. 부패혐의로 조사 중인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에 대한 처분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최형규 기자

2014-10-23

시진핑 홍콩 딜레마…분리 독립 티베트 등 확산 위험

2017년 행정장관 선거를 둘러싼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격화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딜레마에 빠졌다. 시위를 무력진압하자니 자칫 '제2의 천안문 사태'로 비화될 수 있고, 자유선거 요구를 들어주자니 시위로 중국 정부의 정책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줘 리더십에 상처를 낼 수 있는 까닭이다. 경찰의 최루탄과 물대포 발사에 시민들이 우산으로 맞서며 '우산 혁명'으로 불리는 홍콩 시위는 중국 정부에 민감한 문제를 제기했다. 중국은 1997년 영국으로부터 주권을 넘겨 받은 홍콩을 통치하기 위해 하나의 국가 안에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체제를 공존시키는 일국양제를 도입했다. 이는 중국이 홍콩뿐 아니라 앞으로 대만과 통일할 때도 적용되는 원칙이다. 홍콩은 일국양제로 인해 중국 본토보다 높은 수준의 자치와 자유를 누려왔다. 중국 지도부는 최소한의 간섭으로 국제 금융 허브가 된 홍콩을 중국 체제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선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이 시위를 강경 진압하면 홍콩 주민들에게 중국 체제에 대한 씻기 힘든 상처를 주게 된다. 덩샤오핑이 89년 천안문 사태를 강경 진압한 이후 중국의 트라우마가 된 것과 마찬가지다. 국제사회의 비난도 각오해야 한다. 천안문 사태 때 중국은 미국을 포함한 서방의 제재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정부는 홍콩 시위가 분리 독립 움직임이 있는 티베트나 신장 등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걸 경계한다. 홍콩 시위에 대해 말을 아끼는 시 주석은 사태를 지켜보며 시위대의 동력이 떨어지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정재홍 기자

2014-09-30

중국, 자체 제작 무인기 '윙룽' 공개…미 '프레데터'와 매우 유사

중국의 최신 국내 생산 무인항공기 '윙룽'이 이번주 광둥성 주하이에서 열리는 에어쇼에서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라고 홍콩 언론들이 중국 남방도시보를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무인항공기 '윙룽'은 중국항공공업집단이 제작한 것으로 미국의 무인항공기인 MQ-1 프레데터보다 크기만 작을 뿐 매우 흡사한 모양을 지니고 있다. 남방도시보에 따르면 윙룽은 무게 1.1t 길이 9m 날개길이가 14m로 최고 5300m 고도를 날 수 있으며 4000km를 비행할 수 있다. 군용과 비군용 목적 모두에 사용할 수 있다. 군사전문가인 황둥은 윙룽이 국제 무기시장에서 쉽게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윙룽은 전통적인 전투기보다 가볍고 조용하다는 무인기의 특성 외에 공대지 미사일 2기를 탑재할 수 있다"면서 특히 제3세계 국가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윙룽 구매에 관심을 둘 것으로 예상했다. 윙룽의 가격은 대당 100만 달러 미만 수준으로 현재 무인기 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무인기보다 훨씬 싸다. 황둥은 이번 주하이 에어쇼에서 세계 많은 나라가 윙룽 구매에 나설 것으로 보면서 윙룽이 최고 관심의 대상이 될 것으로 점쳤다. 한편 이번 주하이 에어쇼에서는 중국의 차세대 스텔스기인 젠(殲)-31와 40km 내에서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로켓들도 선보일 예정이다. 황둥은 "일부 국가들은 그 로켓들을 사서 전략미사일처럼 배치한다"면서 태국과 터키 일부 남미 국가들이 이미 비슷한 로켓을 중국에서 구매했다고 말했다.

201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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